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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제로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되는 이유

제로콜라, 제로사이다 등 제로음료가 그야말로 몇 년 만에 음료수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습니다. 설탕 맛에 길들여져 합성 감미료의 맛을 역겨워 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제로'의 맛에 적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제로음료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물질일까요?

아이들이 제로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되는 이유

아스파탐, 페닐알라닌으로 단 맛을 낸 음료가 ADHD를 유발한다?

설탕이 빠지고 단맛의 빈 자리를 합성 감미료로 채운 제로콜라나 제로사이다 같은 '제로음료'는 당류가 없다는 이유로 완벽하게 건강한 선택지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비만과 당뇨 우려로 단 음료를 꺼리는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주 어린 아이에게도 일반 콜라 대신 제로콜라를 허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로음료, 아무리 마셔도 괜찮은, 완전히 무해한 음료일까?

하지만 문제는 제로음료에 포함된 '아스파탐(Aspartame)'이라는 인공 감미료입니다. 설탕보다 180~200배 더 강한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거의 없기 때문에 다이어트용 제품에 널리 사용됩니다.

설탕을 대신해 아스파탐을 잘만 이용한다면 혈관을 보호하고 췌장 건강을 지켜내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스파탐의 이점만을 보면 완벽하게 건강한 설탕의 대체제처럼 보이지만, 그 분해 산물 중 하나인 '페닐알라닌(Phenylalanine)'은 일부 아이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스파탐은 몸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주요 성분으로 분해됩니다.

  • 아스파르트산 (Aspartic acid)
  • 페닐알라닌 (Phenylalanine)
  • 메탄올 (Methanol)

이 가운데 페닐알라닌은 신경계에 작용하는 아미노산으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메탄올 역시 체내에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로 대사되기 때문에 장기 섭취 시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페닐알라닌, 왜 아이에게 위험한가?

일반적인 아미노산이 왜 문제가 되는가?

페닐알라닌은 필수 아미노산입니다. 즉,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성분입니다. 달걀, 유제품, 육류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러면 왜 문제일까요? 답은 '양'과 '대사능력'입니다.

페닐케톤뇨증(PKU) 아동의 경우

가장 명백한 위험군은 페닐케톤뇨증(PKU, Phenylketonuria)이라는 선천성 대사 장애를 가진 아이들입니다. 이 질환은 페닐알라닌을 티로신으로 전환하는 효소(PAH)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이 효소가 작동하지 않으면 페닐알라닌이 뇌에 축적되어 신경세포에 손상을 입히며, 지적 장애나 발달지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고용량의 페닐알라닌을 체내에서 제대로 대사하지 못해 혈중 페닐알라닌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고페닐알라닌혈증이 발현된다면 뇌와 간, 심장, 신장 등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될 수도 있습니다. PKU 환자에게는 아스파탐과 페닐알라닌이 들어간 음식은 절대 금지입니다. 따라서 아스파탐이나 페닐알라닌이 들어간 제로음료에는 해당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문구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되어있습니다.

ADHD 및 신경민감 아동

ADHD 성향이 있는 아이들도 도파민 시스템이 취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페닐알라닌은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의 전구체로 작용하는데, 도파민이 과잉 생성되거나 조절이 어려워지면 과잉행동, 집중력 저하, 충동 조절 문제가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94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ADHD 아동과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아스파탐을 고용량 투여한 결과, 혈중 페닐알라닌 수치는 상승했지만 행동이나 인지 기능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아스파탐이 정상 섭취량 내에서 사용될 경우, 소아의 신경계 기능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근거로 해석됩니다.

출처 : https://pubmed.ncbi.nlm.nih.gov/7505423

페닐알라닌은 독인가, 약인가?

성인에게는 오히려 이로운 성분?

페닐알라닌은 아이에게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성인에게는 오히려 약처럼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복용됩니다.

  • 기분 개선 (도파민 분비 촉진)
  • 인지 기능 향상
  • 운동 집중력 개선

실제로 L-페닐알라닌은 경증 우울증 보조 치료제로도 사용됩니다. 이처럼 문제는 '누가, 얼마나, 어떤 맥락에서' 섭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물질 자체가 절대적인 '독성'은 아닙니다.

메탄올과 포름알데히드 문제도 무시 못한다

아스파탐은 분해되며 소량의 메탄올도 생성합니다. 메탄올은 간에서 포름알데히드 → 포름산으로 전환되는 독성 물질로, 이 물질들은 체내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신경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비록 일반적인 아스파탐 섭취로 인한 메탄올 양은 극미량으로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되기 때문에 중독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하루 2캔 이상의 제로콜라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충분히 체내 메탄올 누적으로 인한 건강 악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제로'는 분명 혈당 관리에는 이롭지만, 아이들에게는 적당히!

아이들이 제로음료를 마시는 것이 당장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린이의 체중을 고려하여 작은 캔으로 하루 1캔을 넘기지 않는 수준에서 섭취량을 제한하고, 페닐케톤뇨증(PKU, 페닐알라닌을 체내에서 분해하지 못하는 유전성 대사질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아예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모는 제로라는 단어에 속아 무제한 섭취를 허용하기보다는, 음료 선택의 기준을 '단맛'이 아닌 '안전성'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물, 무가당 탄산수, 허브티 등 건강한 음료를 통해 아이의 입맛을 과도한 '맛 자극'으로부터 떨어뜨리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똑똑하고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5줄 요약

  •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페닐알라닌과 메탄올로 분해됩니다.
  • 페닐알라닌은 페닐케톤뇨증(PKU) 아동에게는 치명적이며, ADHD 아동에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 대사과정에서 발생되는 메탄올은 극소량이지만, 포름알데히드로 대사되며 신경계 독성 우려가 있습니다.
  • 의외로 성인에게는 집중력과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 아이들에게는 '제로'라고 안심하여 마음껏 허용해서는 안 되며, 부모가 '적정량'과 '빈도'를 통제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